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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일상

호주의 인종차별, 최근 사건, 그리고 경험담

by sensible babe 2021. 4. 7.

호주의 인종차별, 최근 사건, 그리고 경험담

 

티친님들 안녕하세요! 브리즈번은 장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가 많이 오네요. 햇볕 쨍쨍 선샤인 스테이트라는 별명처럼 얼른 퀸즐랜드 본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흑흑. 

 

실로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가벼운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의 몇몇 나라에서 불거진 인종차별문제, 그리고 최근 브리즈번 시내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SNS, 몇몇 호주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끄러운데요, 이를 계기로 호주의 인종차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브리즈번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 Two very annoying Asians

 

  • 사건 장소: 브리즈번 시내의 LGBT friendly 카페
  • 이슈의 핵심: 종업원이 주문표에 손님 이름 대신 "Two very annoying Asians"이라고 게재 > 매장 오너가 개인 스냅챗 계정에 비꼬는 말과 함께 이를 올림 > 이를 본 사람이 인스타에 올려 세상에 알려짐

카페 오너의 스냅챗 계정 포스팅 일부. Source: Instagram/alex_cart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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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매장 오너는 사과문을 게재하는 동시 SNS 비공개, 당분간 매장을 닫겠다고 했는데요,

사건관련 뉴스의 페이스북 등 댓글을 보면 당연히 잘못된 행동임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아시안을 아시안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 '팝콘 준비하고 구경해야지', '니들이 annoying 해서 그런거 잖아', '농담은 농담일뿐' 등등 댓글도 많았거든요.. 반면에 LGBT는 지지하면서 인종차별을 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 호주 인종차별은 어때? 

 

저도 호주 오기 전에 호주의 백호주의에 대해 들어봤었기에 걱정을 안해봤다하면 거짓말입니다..ㅎㅎ

호주에서 2년 남짓 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이 날 무시하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고, 본의 아니게 한 말이겠지만, 이 역시 인종차별 발언일 수도 있는 걸 경험한 적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알아채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겠지요? 

 

경험담 하나:
투움바 카페에서 카운터앞에서 직접 주문을 하는데 직원의 말투가 그닥 친절하지 않음.
그리고 억양이 강해서 처음에 못알아 들었더니 대화 중 짜증과 동시에 옆 테이블과 달리 더 불친절한게 느껴짐. 
자리에 앉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나와버림. (아마도 나오면서 한마디 하고 나왔어야 했나..뒤늦게 생각도 해봄)

 

경험담 둘: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 도중 뜬금없이
동료: "By the way, your English is really good. Where are you from? where do you live?"
나: "I'm from Brisbane. I live HERE"
동료: "Oh! well, where are you ORIGINALLY from?"

(똑같이 일하는데 어디서 온 것이 왜 중요할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혼자 고민했음)

 

이외에도 소소한 것들이 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렵니다. ㅎㅎ 

왜? 솔직히 인종차별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에서 살때와 호주에서 살때의 차이점은 한국에선 대다수에 속했었고, 호주에선 상대적으로 소수에 속하기에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 뿐.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함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인종차별문제는 언제쯤 끝이 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대부분의 제가 만난 호주 사람, 호주에서 사는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은 제가 몇몇 경험했던 마상(!)을 훨씬 크게 커버해줄 만큼 매우 친절합니다. 동네 산책을 하면 대부분 인사를 하고, 회사, 슈퍼마켓, 딸 아이 학교, 버스 등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끔 적응이 안될 정도로 많이 친절합니다. 다행이지요?! ㅋ

결국 사람사는 건 다 비슷하고, 좋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고, 이상한 사람들은 어딜가나 있으니까요. 

 

딸 아이에게 보여줄 세상은? 

호주뿐 아니라 여러 나라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커가는 딸아이, 까꿍이에겐 호주라는 나라가 어떻게 각인될까요? 학교에서 호주 국가를 부르고, 호주 문화 및 역사를 배우면서 자기는 Australian Korean 이라고 하는데, 아시안 얼굴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종차별. 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아직은 어려서 가르치는게 조심스럽지만, 저 스스로 딸아이 친구들을 이름만으로 부르기, 다양한 친구들과 더욱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현실을 인지하되, 개선을 위해 조금씩 모두가 노력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요? 

 

덧붙여,, 나만의 소심한(!) 자기 방어법

1.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질문에 끝까지 "I'm from Brissie, Brisbane" 이라고 한다. 그리고 화제전환! 
2. 영어 어디서 배웠어? 류의 질문/대화가 시작되면 "What other languages can you speak?"이라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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