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문화 적응하기: 송년회 홈파티 다녀왔어요!
벌써 2021년의 새해가 밝았네요. 저는 12월 31일을 조용히 보내려 하던 찰나에 올해는 지인의 초대를 받아서 연말 홈파티에 다녀왔습니다. 호주 특히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은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시피 하고, 코로나로 인한 모임 규제가 없어서 (매우 완화되어) 다른 세상 같네요. 덕분에 호주 사는 사람들의 송년회 문화도 경험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는데요, 그 소회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ㅎㅎ
몇 번 이미 방문을 해봤다고 까꿍이는 먼저 성큼성큼 집 입구에 들어섭니다. 저 멀리 주인집 강아지 두 마리 중 한마리, 오드리가 이미 마중을 나와있네요. ㅎㅎ 입구에 들어서며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오갈지 생각하니 설레임모드 반, 영어만 쏼라쏼라 쓸 생각을 하니 뇌를 영어 모드로 바꿔야 한다는 긴장모드 반이었습니다. ㅋㅋ
호주에 와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종종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맨발로 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본 것인데요(그 이유에 대해선 아직도 답을 못찾았어요 ㅎㅎ) 역시나 지인 집에 오니 미리 와서 놀던 아이들 모두 맨 발로 자연과 하나 되어 놀고 있었어요. 까꿍이도 바로 신발을 벗어던지고(!) 발바닥 아플 거 같은데도 실내와 실외를 아랑곳하지 않고 다니네요. 허허..
호주 문화, 특히 지인 초대의 특징 중 하나가 참석자 모두가 서로를 아는 것이 아니라, 주최자 지인 위주로 모이기에 새롭게 알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는 건데요, 역시나 이 날 모인 총 6 가족 중 제가 아는 가족은 2 가족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먼저 만났던 사람들이 있는게 어디냐며 ㅎㅎ
소규모라지만 6가족이 모인 자리였던 만큼 각자 음식 한 가지씩 준비를 했습니다. 일명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였어요. 저는 과일 샐러드를 담당! 구글 열심히 검색해서 여러 과일과 건살구, 마지막으로 아가베 시럽을 쭉~둘렀더니 달콤함지수가 업되어서 특히나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ㅎㅎ
사람이 많으니 샐러드도 종류별로 준비했네요. 페타 치즈, 시금치, 퀴노아, 오렌지, 석류 등을 넣어서 만든 맛있는 샐러드를 보니 금방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이런 것을 보면서 언젠가 제 차례가 왔을 때 샐러드는 이렇게 만들어봐야지..하는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ㅎㅎ
다들 입가심으로 가볍게 와인, 맥주 및 스낵을 즐긴 후, 드디어 마무리된 저녁 뷔페! 이름모를 빵(포카치아 같기도 하고..), 바비큐, 샐러드. 국, 밥, 반찬들이 즐비한 한식과 비교하자니 언뜻 보기엔 단출한 메뉴 같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맛있다! 란 생각만 들더라고요. ㅎㅎ
그리고 준비된 디저트 타임! 쉐릴이 준비해온 브라우니, 제가 준비한 과일샐러드, 그리고 과일 케이크가 차려졌습니다. 세 가지 중에 생각보다 과일 샐러드가 금방 없어져서 뿌듯했던 순간이었지요 ㅋ 모두들 홈메이드로 이렇게 만드는 것에 익숙하니 요리실력이 안늘래야 안 늘 수가 없다는...
아이들은 핫도그 테이블이 마련되었어요. 큰 핫도그 또는 작은 핫도그, 토마토 소스(케첩) 또는 바베큐 소스 옵션. 요렇게 간단하게만 줘도 얌전히 앉아서 잘 먹네요. 넓은 집에 뛰어다니며 놀던 11명의 아이들을 한 곳에 모으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ㅋㅋ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서 먹는 모습을 보니 매우 귀엽습니다. ㅎㅎ
애들 먼저 먹이고 어른들 저녁 식사가 준비됩니다. 큼지막한 바베큐 그릴에 고기를 지글지글..! 전 사진 찍다가 어느덧 고기 굽는 보조 역할로 영입되었었어요. ㅋ
차고에 마련된 어린이 전용 미디어룸! 11명의 아이들이 어디갔나 했더니 여기 다 모여있네요 ㅋㅋ 댄스 게임 따라 하느라 정신없는 조무래기들. 덕분에 잘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었어요. ㅎㅎ 춤추고, 영화 보고, 이야기하고 까르르 거리는 아이들을 보니 한국애들이나 호주애들이나 아이들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친화적인 삶, 집을 추구하는 언니네 답게 집 구석구석이 자연과 하나 되어 멋짐을 마구 뽐냅니다. 이번에 직접 땅을 파고 시냇물스러운 우물을 만들어서 개구리까지 사는 모습을 목격 ㅋ 완전 작품을 만들었더라고요. 금손 인정..!
홈파티의 하이라이트는 댄스파티! 특히 EDM 을 준비한 장본인이 바로 앤디 언니의 남편, 제이슨 형부라는 것. 제이슨의 오래된 취미가 EDM 디제잉이란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깜짝 놀랐었는데요, 왠지 요트를 타거나, 낚시, 골프 등을 즐길 것 같았고, 클럽이랑은 거리가 멀 것처럼 보였었거든요. ㅋ EDM을 대하는 진지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생각이 짧았던 저를 잠시 반성했었습니다. ㅎㅎ
하늘을 보니 달이 참 밝더라고요.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니 2020년 한해 다사다난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다시 뭔가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2021년 새해 카운트 다운은 세 가족 조용히 하고 싶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네요.
연말 홈파티 총평
나름 만족스러운 호주 문화 경험이었습니다. 영국, 스페인, 호주, 한국, 독일 등의 문화를 가진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어울린 것만으로도 다문화국가 호주이기에 가능한 것이니까요. 이 와중에 영국문화, 미국 문화, 호주 문화의 미묘한 차이도 배우게 되었고, 영국 사람들은 스팸을 싫어하고, 그나마 런천미트는 먹는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햄 잘알못인 제가 봤을 땐 둘 다 같은 것으로 보였는데 말이죠. ㅋㅋ
또한, 한국에 있으면 새해와 더불어 한 살을 강제로 먹는데, 여기는 나이가 생일 기준이니 나이 먹음에 대한 두려움(?)이 새해맞이와 동시에 덜한 것도 장점 중 하나였네요. ㅎㅎ
각설하고, 올해는 모두에게 어려움을 안겨준 작년과는 다르게 훨씬 나은 날들이 가득할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어떤 연유이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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