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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살이 노하우

호주 문화 적응하기 : 대화 편

by sensible babe 2020. 10. 5.

호주 문화 적응하기 : 대화 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반 남짓 기간 동안 그래 왔고, 앞으로도 호주 문화에 적응하려 노력 중인데요,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평소에 느낀 한국과 호주의 대화 스킬의 다른 점 혹은 문화적 차이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겸손의 미덕 보다는 칭찬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자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났기에 항상 칭찬엔 부끄러워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래서 칭찬을 듣게 되면 "과찬이세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요"가 항상 먼저 나왔는데요, 호주에선 반대로 대답을 해야 서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되는 것 같아요. 초반에 몇 차례 겸손하게 얘기했다가 몇 초의 정적 그리고 상대방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절 쳐다봤던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ㅋㅋ

 

한국
"까꿍이 엄마, 까꿍이는 키가 참 크네. 좋겠다. 부러워." 에 대한 제 답변은
"에이 아니에요~ 두고 봐야죠. 000도 그 정도면 큰 편이지요!" 이 정도였어요.

호주
"(까꿍이 엄마 대신 제 이름을 부르며) 까꿍이는 키가 참 크네. 반에서도 키가 크지? 좋은 거야"에 대한 제 답변은
"응! 키가 큰 편이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예요. 

한국에서 특히 회사 등 사회생활을 할 때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화법에 익숙해있던 제가 화끈하게(?) 상대방의 칭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깔끔하게 인정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나 여기선 칭찬을 해준 상대방에게 고맙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대화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첨엔 익숙하지 않았는데  저 역시 어느덧 적응이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온 친구에게 받은 선물 인증샷!

 

초면이어도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무궁무진 aka 훅! 들어오는 잡담

호주 사람 특징! 하면 흔히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쉽게 가는 걸 좋아한다. 농담을 잘한다." 등으로 많이 말하곤 합니다.  우버 혹은 택시를 탈 때, 슈퍼마켓 카운터에서 계산을 할 때, 버스를 탈 때, 매장에서, 벤치에 앉아 있을 때 등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날씨부터 오늘 기분, 주말에 뭐했는지, 어디 어디 여행을 갔는지, 누구랑 뭘 했는지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정말 잘하거나, 하는 것을 많이 좋아한다고 느낍니다. 특히 매장에서 직원이 "How are you?" 하면 대부분 사람들 답변이 "Good!"에서 끝나지 않고 "How are you?" 하고 물어보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고나 할까요? ㅎㅎ 

 

누구를 만나든 할 얘기는 많다! @골드코스트

호주 문화에 적응도 하고 호주 영어 연습도 할 수 있는 초면에 잡담 나누기는 여러모로 유용한 것 같습니다. ㅎㅎ 

 

 

호칭의 오글거림에 동참하자

"Hey Honey", 혹은 Honey를 줄여 "Hon", "Love", "Darling" 등등 조금만 친해지면 이성을 포함해 동성 간 부르는 애칭들입니다. 심지어 어느 매장에 들렀을 때 할머니 직원분이 저에게 "Hello, Sweet Heart"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처음 듣고 매우 신선 +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이런 호칭이 오글거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화를 좋아하는 호주 사람들의 성격에 맞게 사람 간 대화의 분위기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양념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 역시 동성 친구들에게 종종 쓰게 된다는.. ㅎㅎ  

 

 

초면에 나이, 직업 등을 물어보면 안 된다? 

물어볼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호주는 한국과 달리 나이가 중요한 사회가 상대적으로 아니니까, 나이는 물어보지 말아야지. 구체적인 직업을 물어보는 것은 초면에 실례일 거야. 외모를 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먼저 물어보지 말아야지." 등등 호주에서 살면서 나름 몇 가지 대인관계에 있어 조심할 것들을 생각했었는데요, 요즘은 이마저도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물어보지 않더라도 오히려 먼저 물어보기도 하고, 더 추가 질문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딱딱한 분위기만 아니라면, 친구의 친구를 처음 보게 되는 것처럼 캐주얼한 분위기에서는 여러 질문들이 오가면서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고, 서로 더 친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친구와 폭풍 수다 with 플랫 화이트  

 

결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몇 가지 제 경험을 나열하고 정리하다 보니 역시나 결론은 정답은 없으니 열린 마음을 가질 것으로 마무리되네요. ㅎㅎ "호주는 서양이니 동양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와 다를 거야" 하면 그렇지 않은 것들이 펼쳐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대화를 통해 호주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으니 다행이에요. ㅎㅎ 

 

다음번엔 다른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호주 문화의 특징을 정리해 볼게요!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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