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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일상

한국을 떠나 산다는 것은 feat. 자립심 강한 애국자 모드

by sensible babe 2020. 10. 3.

한국을 떠나 산다는 것은 feat. 자립심 강한 애국자 모드

 

한국의 추석 연휴를 맞아 유독 한국에 있는 가족, 친지, 친구들이 많이 생각나네요. 코로나로 인해 호주 국경이 내년 7월까지 닫히면서 한국 방문이 어려워져서 더 그런 듯합니다. 한국을 떠나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지, 가져왔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소하게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feat.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삶 

저의 경우 한국을 떠나 호주에 오게 된 계기는 크게 정리해보면 두 가지 인데요, 

 

  •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해볼 것. 
  •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고 살아볼 것.

한국에서 계속 살았으면 당연하다고 여겨졌을 것들이 여기선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늘 도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즐기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는 편이기에 그나마 스스로를 다독거리면서 지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브리즈번에도 추석달이 떴습니다! 
막 보름달이 뜨기 전, 해가 질 무렵의 브리즈번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는 진리

예전부터 한 번 쯤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러한 바람의 근간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다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호주에서 지내면 지낼수록 이 생각은 틀리지 않음을 느낍니다. 호주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민자의 나라이니까요.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에 그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주는 분위기 덕분에 저 역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구 및 가족을 만나는 것을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을 통해 그동안 제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브리즈번의 예쁜 하늘과 강이 펼쳐진 수 많은 공원 중 한 곳

 

한식 및 한국 문화 전도사가 되어가는 나 자신

"I'm from Korea." 하면 이젠 "North or South?" 라고 되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 "Have you heard about 김치?" 하면 "Of course!"라고 말하는 호주 사람들을 많이 만나거든요. 세련된 브리즈번 식물원 카페에서 단독으로 김치 샐러드를 메뉴판에 발견했을 때의 으쓱함(저한텐 매우 신선한 조합이라 시키지 못했어요 ㅋ), 한국 김만 밥 없이 간식으로 1통 다 먹는 사람들(짤 텐데 어찌 김만 먹는 단 말인가 ㅋㅋ), 코스트코에서 Korean Bulgogi로 양념 소불고기를 판매하고, 신라면을 박스째로 사는 호주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노라면 괜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서 호주의 이민자 가족 혹은 로컬 가족들을 만나면 뭔가 제대로 한국에 대해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는 것.. 그래서 한국에 대해 어떻게 영어로 설명할지 고민도 하게 된다는 게 한국을 떠나 사는 재외동포의 처지로서 달라진 점 중 하나입니다. 

 

 

호주에서도 열일하는 한국 브랜드야 반가워! 

외국에 나가봐야 비로소 애국자가 된다는 말.. 정말 동감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실감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회사의 경쟁력, 브랜드들을 호주에서 많이 볼 수록, 호주에서 인기가 높을수록 괜스레 뿌듯해지더라고요.

대표 주자로는 삼성, LG, 현대, 기아, 농심, 한국타이어, 넥센 등등등이 있습니다! 작은 땅덩이지만 이 곳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브랜드가 많다는 것은 진짜 자랑하고 싶고 칭찬해 칭찬해! 

 

호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대차. 이것만 봐도 반갑네요

 

자급자족 라이프의 일상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솔직히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체인이나 코스트코에만 가도 이제는 한국 제품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건강한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혹은 좀 더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김치 만들기, 각 종 반찬 직접 만들기, 대 파 키우기, 아침 식사 대용 빵 만들기 등등 한국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여기서 하나둘씩 해나가는 중입니다. 한국의 물가도 비싼 편이지만, 호주의 물가, 특히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비싸기에 매일 자의 반 타의 반 자급자족 라이프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쓰던 친정찬스가 없으니 김치도 직접 담근다는!

 

코로나로 인한 집콕이 가져다 준 변화: 베이킹의 습관화

 

 

그래서 한국 떠나 살고 있는 지금이 좋다고 싫다고? 

결론은 인생에는 정답이 없으므로 순간의 선택을 믿으며, 현재 진행형으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5년 뒤 혹은 10년 뒤는 모르지요. 아직 호주에 정착한 지 2년도 되지 않는 새내기 축에 속하기에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까진 몸서리칠 만큼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뭘 제대로 해봤어야죠 ㅎㅎ) 하지만 호주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점으로 만약 돌아간다면 그때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향 후에도 그 당시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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